*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발간 <주간정세동향> 2000.5.2일자 기사
세계노동절 110주년 기념 노동자대회 전국에서 열려
민주노총은 세계노동절 110주년을 맞아 서울을 비롯한 전국 9개 도시에서
대정부교섭 촉구 및 5월 총파업 투쟁을 다짐하는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수도권 노동자 학생 빈민 2만여 명 총파업투쟁 결의하고 가두행진 후 거리집회
진행
화창한 봄 햇살이 눈부신 4월 29일 서울역 광장에서 노동자, 빈민, 학생 등 2만여
명이 집결한 가운데 민주노총 주최로 노동절 110주년을 기념하는 수도권
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빨간 티셔츠 복장을 한 세종문화회관 노동자들의 힘찬 율동과 노래와 함께 모든
참가자들이 인터내셔널 가를 부르는 가운데 민주노총 이수호 사무총장의 사회로
본대회가 시작되었다.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외환위기 2년 동안
김대중 정권은 해외자본과 국내 부유층만을 살찌우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노동자와 민중을 커다란 고통 속으로 밀어 넣었다. 빈부격차는 79년 수준으로
확대되었고, 노동시간은 89년 수준으로 후퇴하여 세계 7위의 장시간 노동이라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으며, 하루에 9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와 직업병으로 죽고
250여 명이 부상당하는 죽음의 행렬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고 현실을
개탄하고, "자동차 4사 노조 7만여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걸친 연대파업을
성사시킴으로써 이제 다시 한번 일어서 투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면서, 김대중 정부가 노동자를 탄압하고 생존권을 짓밟는 잘못된 정치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5월 투쟁을 대정부 투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노동자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하였다.
이어 민중대회위원회 공동대표인 오종렬 전국연합 상임의장은 연대사를 통해
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에 함께 하겠다는 결의와 함께 6월에 열릴 남북정상회담이
민족의 자주와 통일을 앞당기는 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동자가 앞장서 싸울 것을
호소했다. 끝으로 ▲주 5일 근무제 실시 ▲자동차해외매각, 공기업민영화,
협동조합강제통합, 정리해고 중단 ▲임금 15.2% 인상 및 단체협약 원상회복 보장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화와 일체의 차별 철폐 ▲사회보장예산 GDP기준 10%이상
확보 ▲노동탄압 중단과 민주노총의 대정부 교섭 수용 등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노동절투쟁을 시작으로 모든 단위노조에서 5월 17일까지 조정신청, 5월 27일까지
파업찬반투표를 완료하고 5월 31일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세계노동절 제110주년에 즈음한 한국노동자들의 요구와 5.31 총파업투쟁 선언'을
낭독하고 결의를 밝혔다.
간단하게 본 대회를 마친 후 참가한 노동자 학생들은 힘찬 구호와 함성을 지르며
명동을 거쳐 종로까지 가두행진에 나섰다. '노동시간 단축하라' '자동차 해외매각,
정리해고 중단하라!', '임금을 원상회복 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고 차별을 철폐하라!'는 구호가 서울역에서 명동으로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이번 대회에서는 건설 일용직 노조, 주황색 작업복의 환경미화원 노조 등
40∼50대의 비정규직이나 하청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하였다. 특히 대부분
50∼60대인 서울대 시설관리노조 조합원들이 행진 내내 '37만 원도 임금이냐!'
'생존권을 보장하라!' '서울대를 비판한다'는 팔박자 구호를 쉬지 않고 외치는
모습이 돋보였다. 종로 1가까지 행진한 참가자들은 도로 전 차선을 점거한 가운데
종각 앞에서 마무리집회를 가졌다. 이 때 경기도 노조의 의정부 환경미화원
지부장이 나와 노조 탄압과 지도부 구속에도 굴하지 않고 천막농성 투쟁을 벌이고
있는 투쟁 상황 보고와 함께 환경미화원 노동자들이 나서서 이 사회의 부정 비리
부패를 쓸어버리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또한 철도 공투본 공동대표는 어용 철도
노조의 3중 간선제에 맞선 민주노조 쟁취 투쟁경과와 함께 지도부의 용산 조명탑
고공농성 투쟁 돌입을 알리고 결사항전의 투쟁결의를 다짐하였다. 마지막으로
이수호 사무총장은 이번 노동절 민주노총의 5대 요구를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5월
31일 총파업 투쟁에 힘차게 떨쳐나서자고 역설하였다.
대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흩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일부
대오는 경찰과 대치하며 종로 일대와 을지로를 오가며 몸싸움과 투석전을 벌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많은 학생들이 다치자, 길 가던
시민들이 경찰에 거세게 항의하며 야유를 쏟아 붓기도 했다.
한편 노동절인 5월 1일 오후 1시에는 서울지역건설일용노조, 서울지역여성노조,
서울경기지역설계노조, 서울지역사무전문직노조, 서울지역인쇄노조,
전국애니메이션 노조, 전국여성노조서울지부, 서울지역제화공노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지역노조연대회의 주관으로 '근로기준법 완전적용을 위한 중소 영세 사업장
비정규직 노동자대회'가 300여 명의 노동자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종묘공원에서
열렸다. 그리고 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고려대학교에서 나오던 학생들이 학교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다가 200여 명이 무더기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각 지역에서 노동절 기념대회 열려
충북지역은 5월 1일 청주 상당공원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1,500여 명의 노동자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집회를 갖고 청주 공설체육관까지 편도 2차선
도로를 점거해 가두행진을 하였다.
전북은 4월 29일 오후 3시 전주시청 앞에서 노동자와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집회를 가진 후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 해외매각 반대를 위한 거북이
마라톤을 진행하고, 100여 명의 자전거 선전단을 구성해 자전거에 '해외매각
반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깃발을 꽂고 공단과 전주시내 일대를 돌며 선전홍보를
하였다.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는 시청 앞 광장에 다시 모여 문화제를 하며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였다.
광주전남은 4월 29일 오후 2시 상무 5 18 공원에서 노동자와 가족 등 5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노동절 기념 문화제 및 집회를 하였으며, 5월 1일에는 민주노총
광주전남 동부지구협의회 주최로 노동절 기념 등반대회를 봉화산에서 진행하였다.
대구지역은 4월 29일 오후 2시 30분 대구백화점 앞에서 1,300여 명의 노동자와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중앙로와 서문시장을 지나 달성공원까지 차도
2차선을 점거하고 가두행진을 하였다.
포항지역은 4월 29일 오후 3시 30분 공설운동장에서 8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집회를 가지고 육거리 포항시민회관까지 가두행진을 하였다.
구미지역은 5월 1일 오전 9시 동락공원에서 3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식을 갖고 체육대회를 개최하였다. 오는 3일에는 코오롱 앞에서
교섭촉구를 위한 지역집회를 할 계획이다.
경주지역은 4월 28일 오후 6시 동국대에서 노동자 학생 7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집회와 문화제를 진행하였다.
울산지역은 4월 29일 오후 2시 태화강 둔치에서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기념대회를 가진 후 '민주노총 3대 요구'를 내걸고 4.7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대회와 문화행사를 열었다. 부산지역은 4월 29일 오후 2시 부산역
광장에서 1,500여 명의 노동자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간단한 노동절 기념집회를
하고 남포동 쪽으로 가두행진에 들어가 중앙동 구 시청 앞에서 중간 경유지집회를
가진 후 남포동까지 가두행진을 벌였다.
경남지역은 4월 29일 양산시협의회 주최로 시외버스터미널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기념집회와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열고 가두행진을 진행하였다.
마창지구협의회는 5월 1일 오전 11시 용동못에서 300여 명이 기념행사를 가진 후
정병산 등반대회를 하였다. 진주시협의회는 4월 29일 약식집회와 선전전을
진행하였다.
강원지역은 4월 30일 오후 7시 원주 공설운동장에서 800여 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 민중연대 문화제'를 열었으며, 이어 5월 1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같은 장소에서 '대정부 교섭촉구 및 총파업투쟁 결의 강원지역
노동자대회'를 갖고 원주역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하였다.
제주지역은 5월 1일 오전 10시 애향운동장에서 노동자와 가족들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노동절 기념집회를 갖고 통일염원 남북축구대회 제주지역 예선대회를
개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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