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값님의 글 잘 봤습니다.
님께서 하고자 하는 얘기 잘 읽었고, 무슨 얘기인지 충분히 이해 가네요.
특히 지난 지하철 파업때는 폭력투쟁도 필요했겠다는 얘기를 보니 단순히 운동
알레르기를 가진 비상식적인 비난은 아닌 것 같군요.
그래도 노동운동의 발전을 바라는 뜻에서 충정을 고하는 글로 읽고 싶네요.
그래서 제가 짧게나마 한마디 답변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노동절 행사와 경찰과의 충돌을 그 자체로만 보면 사실 이해 가지 않을
내용이 상당히 있지요.
평범하게 행진하다가 갑작스럽다고 느껴지게 '광화문'쪽으로 행진하겠다고 밀고
나온 것이나 종로 거리에서 차도 전 차선을 내달라고 강하게 요구한 것이 어찌보면
떼 부리는 것처럼 보였을 지도 모르지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매우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노동절까지 오기까지 있었던 한국 노동자 대중의 처지와 노동운동의
현실 인식을 좀 더 자세히 보면 이번 노동절의 의미를 새롭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꼴값님도 잘 아시겠지만, IMF를 경험하면서 나라 경제위기라는 십자가를 가장
고통스럽게 짊어진 계층은 노동자를 비롯한 일하는 중.하층 근로민중이었습니다.
정리해고와 고용불안, 임금삭감, 노동시간 연장 등등으로 인해 노동자를 비롯한
중하층 근로대중들은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일 정도로 2년간 고통을 온 몸에 받아
왔습니다. 그러는 가운데에도 상층 가진자들은 '이대로!'를 외치며 IMF를
즐겨왔지요.
그 결과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었고, 그 불평등은 IMF 시대가 지났다고 하는
지금도 결코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상황에 노동자들은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이지 목숨 걸고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김대중 정부는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이반 등을 의식하면서 정권
유지를 위한 무리수를 최근 계속 두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구속과 수배 등
탄압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 것이지요.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진영의 최근 문제의식은 바로 이러한 두가지
위기의식과 절박함에 있습니다. 이제야 말로 김대중 정권과 맞붙어 싸우는 정면
대결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지요.
이번 노동절 싸움은 바로 그러한 싸움의 시발을 알리는 싸움인 것이지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거리로 나가는 대중투쟁, 신자유주의 정권과의 정면대결로 나가겠다는
것의 상징으로 '거리 전면 점거'를 비롯한 '불법투쟁'도 감수하는 전면 싸움을
시작한 것이고, 앞으로는 그 강도를 더욱 높여갈 것입니다.
여기에 대한 평가는 지금 당장 내리기는 사실 어려울 수 있습니다. 민중의 큰
저항은 항상 '불법'을 감수하면서 시작되지요. 4.19 투쟁이 그러하고 5.16 투쟁이
그러하고, 87년 노동자 대항쟁이 그러하듯이, 도로교통법이나 노동악법 같은
하위법은 어겼을 지언정, 헌법의 중요한 정신은 '국민의 기본권'이나 '저항권'을
오히려 옹호하는 싸움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대의명분이 정말 그 정도로 '국민
다수의 선'과 직결되느냐에 달렸다고 봅니다.
우리 노동운동진영은 바로 그러한 국민 절대다수의 선과 직결되는 대의명분이 있는
싸움이라는 것이고, 만일 정부와 자본측이 이러한 우리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제는 '불법'도 감수하는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것이고, 이것이 올바르냐
아니냐를 놓고 이번 노동절의 각종 싸움을 평가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단순히 객기로 우발적으로 붙어보는 그러한 또 하나의 가투 정도로 보지 않아
주셨으면......
앞으로도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에 계속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 꼴값떠네 님이 쓰신 글입니다.
> 이곳의 중계? (생중계라고 해서 나는 정말 생중계인줄 알았다. 사기꾼들)를
보면서 느끼는 바를 몇자 적고자 한다. 참고로 나는 현장에서 여러가지 사실들을
직접 눈으로 본 사람이며, 쁘락도 아니다. 그냥 당신들과 성향이 조금 다른 사람일
뿐이다.
>
> 민노총에서 메이데이 날짜까지 바꾼것은 많은 노동자들이 참석할수 있도록
배려한것이라고 들리던데, 현장에서는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다. 중간시험기간에
있는 학생들 많이 모이게 하기 위한 편법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대 대로
참석했던 학생들은 돌발상황을 일으켜 주었고, 자칫 충돌없이 끝날뻔했던 집회는
경찰과의 무력 충돌로 막을 내렸다.
>
> 집회 주최측은 여러문제들에서 경찰과의 충돌을 부추켰다. 차선의 점거문제,
대열 옆에 늘어서있는 경찰들과의 신경전, 그리고 얼토당토 않은 학생들의 돌발
행위 등. 정말 선전을 위한 가두 행진이라면 그럴수는 없었을 것이다.
>
> 학생들의 행동도 이해하기 힘들다. 자기들이 먼저 경찰에 폭력을 가해놓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향해서 빨강대가리 노랑대가리 33 55 모여 '폭력경찰
물러가라!!!'라고 지껄인다. 분명 이번 메이데이 집회의 폭력상황은 의도적으로
연출된 느낌이 짙다. 순식간에 나타나는 각목을 봐라.
>
> 덕분에 뉴스에는 크게 날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노동넷을 비롯한
노조단체들, 기분내기 위한 한딱가리를 위해 철없는 학생들을 부추키지 말아라.
메이데이 집회 어디가 그렇게 폭력을 쓸만큼 절박하고, 다급한 것이었나?
>
> 지난 지하철 파업같은 경우라면 당연히 타당성이 있다. 화염병 아니라 프로판통
던져가면서라도 지켜야 겠지만, 메이데이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수작에 불과하다.
>
> 이곳의 용어선택 어떤 자가 하는지 몰라도, 참 우습다. 개인적으로 난 사회학을
공부한다. 이곳의 언어선택을 하는 자의 심리상태는 자아 영웅의식관에 빠져있다고
밖에는 할수 없다. 그리고 그런 말에 자극 받는 일부 철없는 사람들도 많은것
같다.
>
> 우리가 바라는 것이 무언가를 정확히 봐야 할 시점이다. 억울한 노동자들이
생기지 않고, 일하는 것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일도 하는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다.
>
> 이점을 명심하지 않으면 힘을 쓸데와 안쓸데를 못가리게 된다.
>
> 대중이한테 뺨맞고 힘없는 전경들한테 화풀이 하지 말아라. 그런것은 투쟁이
아니다. 경찰과 싸우는 것이 목적이라면 당신들 조폭들과 다를바가 무엇인가?
>
> 술김에 적어본다. 자성의 목소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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