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글터가 제1회 시화전을 열었습니다
죄도 모르고 바쁜 일상에 그저 쫓기기만 하다가, 무언가 싶어.. 흠칫 뒤돌아 보게 되었습니다.
가슴에 이미 번져버린 푸른 멍울만 남긴 채, 봄은 벌써 다녀갔다고들 하고, 이제 여름인것만 같다고도 합니다.
무엇이 왔다가 간 것인지 알 길 없습니다.
나는 망연히 손을 놓고 먼 하늘을 바라 봅니다. 잠시 놓친 사이, 이미 핏빛인지도 모를...
문을 열어서 알려야 나누고 고치고 할텐데, 뭐라고 알릴 마땅한 이름이 없어 그냥 '시화전'이라고 합니다. 어차피 개똥이건 소똥이건 우리에겐 이름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더 절실한 빡빡한 세상에서, 우선은 문부터 열어두고 보자 했습니다. 고치는 건 차차 해 나가도 될 일이고, 또한 같이 해 나가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노동자들은 뭘 해도 여럿이 함께하는 거니까요. 저희끼리만 동아리 지어 저희들의 고생한 성과물을 자축하고 칭찬받음으로써 정신적인 포만감이나 얻어가지려고 하는 일이었다면, 저희끼리만 보고 한껏 기뻐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고치자, 저렇게 나누자 말씀들 계시면 또 고쳐 나가겠습니다. 자꾸자꾸 고치고 고쳐서 길이 될 때까지...
바쁘시면 지금 아니어도 좋습니다. 언제까지고 문 열어두고, 하루에 치여 피곤한 님들을 기다려야만 합니다. 또한, 내내 평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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