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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권연대 49호]인권현장 이런 저런 이야기-대용감방 지금 당장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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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감방 지금 당장 없애라
대한변협은 매년 한국의 인권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인권보고서]를 펴내고 있다. 최근 대한변협이 펴낸 2002년 인권보고서 역시 한국의 인권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데, 변협의 인권보고서에 대해 정작 인권주무부서인 법무부는 좋지 않은 표정에 유쾌하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변협이 인권보고서를 통해 지적한 것 중에서 대용감방 문제에 대해서는 법무부가 '없애겠다'는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자.
대용감방은 말 그대로, 정식 구치소가 아닌 곳을 대신 감방으로 쓰는 것을 말한다. 대용감방은 전국적으로 14개가 남아 있는데, 검찰청 소재지 중에서 구치시설이 없는 지역에서 미결재소자를 경찰서의 유치장에 구금하는 것이다.
대용감방은 그 법적 근거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체로 인권침해적이다. 구치소나 교도소는 그래도 사람을 가둘만한 최소한의 여건 - 방, 목욕시설, 운동시설, 진료받을 수 있는 공간, 면회를 위한 공간 등 - 이 마련되어 있지만, 경찰서 유치장의 대용감방에 갇힌 재소자들은 구치소, 교도소와 달리 최소한의 여건도 갖춰지지 않은 곳에 갇혀 있다. 오로지 검찰의 편의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법무부는 변협이 대용감방을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비판하자, 인권보고서에 대한 반박 자료를 통해 "올해 말까지 충주, 제천, 통영 등 3개 지역의 대용감방을 먼저 없애고, 나머지 11개의 대용감방은 2009년 말까지 없애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이같은 발표는 일면 전향적인 것 같지만, 사실은 구차한 변명과 말장난에 불과하다. 없애겠다고 하는 곳은 이미 올해 준공을 목표로 구치소 공사가 진행중인 곳이다. 공사는 이미 진행되고 있었고, 준공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인데, 새삼스럽게 세곳을 이제 없애겠다고 밝히는 것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는 국민들을 우롱하는 짓이다. 1996년 평택구치지소, 1997년 논산구치지소, 2001년 여주교도소 내 구치시설 확보, 2001년 서산구치지소 완공에 이어, 층주, 통영 등에서의 구치소 신설은 이미 추진중인 사업이었던 것이다.
또한 2009년까지 나머지 대용감방을 모두 없애겠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문제가 있으면 지금 당장 고쳐야 한다. 새로운 구금시설을 만드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서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의 수를 줄여야겠지만, 당장 시설이 모자란 곳은 인근 구치소에 보내더라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처우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
즉 매번 엉뚱한 변명이나 늘어놓으면서 그때그때 국면만 넘어가면 된다는 식이 아니라, 최소한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부터라도 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있었으면 한다. 언제까지 법무부의 이런 모습을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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